[책소개]

10월호 특집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마을목회

코로나19를 겪으며 비대면 언택트(untact) 시대가 점차 가속화되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상을 나누는 것이 더욱 익숙해지고, 스마트폰과 AI로 모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사회가 펼쳐진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마을’이라는 개념을 살리려는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화와 개인화로 인해 점차 공동체가 해체되어 가는 상황에서 마을을 목회의 영역으로 삼는 목회자들과 그들이 펼치는 마을목회가 한국교회의 새로운 발걸음이자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기독교사상」은 10월호 특집으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마을목회”라는 주제를 준비했다. 첫 번째 글에서는 마을목회가 생겨난 기원과 사회적‧역사적 배경 등을 살펴보며 마을목회의 선교적 의미를 강조하였고, 두 번째 글에서는 마을목회의 여러 유형에 따른 특성을 설명하며 마을목회를 시도하려는 이들을 좋은 길로 안내한다. 세 번째 글에서는 마을목회를 실천하기 위한 절차를 살펴본 후 마을목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연구 및 활동기관을 소개하였다. 마지막 글에서는 마을목회를 먼저 시도한 선배 목회자가 마을목회를 할 때의 주의점, 어려움 등 각종 조언을 들려준다.

사람은 관계의 그물망 사이에 있는 주체적 존재이고, 마을은 오랜 시간 형성된 이야기를 가지고 각자의 개성을 발현하는 공간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사람은 자신이 속한 지역과 마을에서 관계를 맺으며 고유성을 창조하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마을목회는 몰개성의 시대에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창조적 목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특집을 통해 마을목회의 특성과 정체성을 잘 이해하여 한국교회의 새로운 대안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특집 요약

1. 지역공동체 회복과 마을목회

한국일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은퇴교수)는 이 글에서 마을목회 탄생의 사회적‧역사적 배경을 논한 후, 마을목회가 어떻게 출발했고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를 조명하며 마을목회의 선교적 의미를 강조한다.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며 만연해진 물질만능주의, 무한경쟁주의로 인해 사람들은 각자도생의 삶으로 내몰리고 공동체를 상실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필자는 마을 만들기 운동을 통해 포용과 융합의 사회를 회복하고, 소통과 관계의 망을 복원하기를 바란다. 필자는 마을목회의 기원을 농촌교회 운동, 민중교회 운동, 다양한 복지활동, 도시공동체 운동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특히 민중교회 목회자들이 사회의식, 주민 조직 역량, 민주적 의사소통 능력 등이 뛰어나 마을목회에 최적화된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찬사를 보낸다. 이어서 필자는 ‘선교적 교회’라는 신학적·선교학적 토대를 언급하며 세상과 지역사회와 더불어 ‘하나님의 선교’를 실천해가는 마을목회에 대해 주목할 것을 요청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교회가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강조하며 글을 마쳤다.

2. 공동체 형성을 지향하는 마을목회의 다양한 유형

노영상 총장(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은 이 글에서 마을목회의 여러 유형에 따른 특성을 설명하며 마을목회를 시도하려는 이들이 어느 길로 가야 할지를 안내한다. 먼저 필자는 지구생명공동체의 위기(기후위기, 핵전쟁, 경제적 양극화, 저출산 등)를 언급하며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마을목회를 제시한다. 마을목회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마을을 품고 세상을 살리는 목회인데, 자기 중심주의를 벗어나 공동체성을 강화함으로써 모든 피조물과 공생하고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필자는 마을목회의 여러 유형으로 경제·복지 공동체(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교육·문화 공동체(교육복지, 마을학교), 환경 공동체(도시 재생 운동), 의료 공동체(의료생협, 마을병원), 금융 공동체(마을은행), 지역 거버넌스 참여(주민자치, 마을센터), 생활공간 나눔 공동체(나눔의 경제, 나눔 주택/공간) 등을 언급한다. 이러한 것을 하나로 묶어줄 마을교회가 주민들의 생애 주기에 맞춰 그들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마을목회는 교회의 규모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진정으로 도울 수 있다면 충분하다면서 글을 마쳤다.

3. 마을목회,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조은하 교수(목원대학교)는 이 글에서 마을목회 실천을 위한 절차를 소개한 후, 마을목회를 연구하는 기관이나 모임, 특히 그들의 주요 활동 영역, 연구 결과물 등을 살펴보며 마을목회에 대한 각종 정보와 사례를 얻을 수 있는 창구를 소개한다. 마을목회의 실행 절차는 (1) 교회와 지역사회의 관계 설정, (2) 목회 비전 수립 및 실행을 위한 목표 설정, (3) 지역사회 조사 및 요구 분석, (4) 구체적 사역 전략 수립 및 사역 개발, (5) 프로그램 진행 및 평가 등이다. 이어서 마을목회 연구 및 활동기관으로 가정-교회-마을연구소, 총회한국교회연구원, 목회사회학연구소, 한국서번트리더십훈련원,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를 차례로 소개하였다. 그중 가정-교회-마을연구소는 『마을목회 유형별 사례와 신학적 성찰』이라는 책을 우리말과 영어로 동시에 출간하여 마을목회의 사례를 전 세계에 소개하며 한국교회의 세계화의 이바지하고 있다. 필자는 마지막으로 마을목회를 통하여 위기와 전환의 시기에 복음의 가치를 힘 있게 구현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쳤다.

4. 마을목회를 시도하려는 이들을 위한 조언

오창우 목사(한남제일교회)는 이 글에서 마을목회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사례를 언급하며, 마을목회를 먼저 시도한 선배 목회자로서 마을목회를 시도할 때의 다짐, 주의점, 어려움 등 각종 조언을 들려준다. 필자는 먼저 마을목회는 단순히 사업이 아니라 마을 살리기라며, 마을의 문제를 파악하여 지자체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청한다. 지역의 리더십을 인정하고 높여줄 때 교회도 리더십을 갖는다는 것이다. 또한 마을목회를 할 때 시혜주의, 제국주의 방식을 버리고, 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필자는 또한 마을목회는 돈이 없어도, 아이디어만으로도 가능할 뿐 아니라 교회의 공간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그럼에도 마을목회가 전부가 아니기에 설교, 심방 등 전통적 목회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여 교인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을목회를 하면서 전도를 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지역 교회와 경쟁하지 않을 수 있는데, 교회와 마을이 협력하여 일을 진행할 때 교파를 초월하여 주 안에서 하나 되는 에큐메니컬 운동이 가능하다. 필자는 이러한 마음을 갖고 한국교회가 마을목회로 전환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어가길 기도하며 글을 마쳤다.

[목차]

권두언

한국 목회의 정체성? / 서진한

특집 –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마을목회

· 지역공동체 회복과 마을목회 / 한국일

· 공동체 형성을 지향하는 마을목회의 다양한 유형 / 노영상

· 마을목회,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 조은하

· 마을목회를 시도하려는 이들을 위한 조언 / 오창우

교회와 현장

· [북미 사회의 이슈와 기독교의 반응 08] 기후변화를 대하는 북미 기독교의 태도와 행동 / 박정위

· [초국가적 이주와 이슬람 선교 03] 핍박 가운데 있는 세계 기독교와 예수제자운동 / 현한나

· [나의 목회 수기] 그 2년이 은혜로 가득한 40여 년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 안광수

성서와 설교

· [신약성서에 나타난 트라우마를 읽다 05] 그의 흉터를 보았다(요 20:19-29) / 이서영

문화, 역사, 신학

· [김교신 산문 독서록 02] <신경훈련〉과 <보는 눈 듣는 귀〉: 훈련하자, 적합한 렌즈로 / 서신혜

· [윤동주와 성서 01] 디아스포라 윤동주 / 김응교

· [하이데거 읽기를 통해 보는 인공지능의 신학적 의미 06 (마지막 회)] 과학기술 시대의 근원적 의미와 윤리적 가이드라인 / 임현진

· [나의 박사 논문을 말한다] 연대적 공동체인 교회, 그 사회적 의미와 역할 / 박광우

책마당

· 『그리스도는 질문이다: 예수의 정체성에 대한 현대적 탐구』

성서는 해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 한수현

· 『내 안의 빛을 찾아: 베네딕도회 피정』

말씀과 함께 걷는 ‘정화, 조명, 일치’의 여정 / 김홍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