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곳에서 부르집는 영혼의 시편"
가장 위대한 두 편의 회개시 시편 51편과 130편을 통해 죄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책소개]

지은이는 이 책에서 회개 시편이면서 가장 위대한 시편으로 꼽히는 51편과 절망의 깊은 데서 부르짖는 회개의 소리 130편을 다뤘다. `시인과 회개`의 두 시편이 `나와 회개`의 두 시편으로 삶을 펼친다. 시인의 목소리는 선지자의 울림을 담는다. 미래가 내 현실에 나타난다. 종말에 나타나셔서 세상을 심판하실 예수 그리스도가 이제 내게 나타나신다면 두려운 심판 앞에서 내가 어찌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겠으며, 회개하지 않겠는가? 종말이 마땅히 내 삶을 간섭해야 한다. 세상 끝날에 나타나실 주님을 바라는 삶으로 이 세상살이의 틀이 잡혀야 한다. 그리스도의 사람은 이제 자기에게 나타나시는 주님을 영점하며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이다.

본서는 시편이 어떠한 언어 구사와 수사학으로 지어졌으며, 하고자 하는 말을 어떻게 구성했는지를 살펴본다면 훨씬 더 보람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시편 그 자체를 구성이나 구조주의 분석, 수사학에 따라 살펴보는 것은 시편 이해와 말씀 살기ㆍ시편 살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지은이는 시편의 언어와 표현 양식, 그리고 거기에 따르는 신학적 의미와 하나님의 뜻에 초점을 맞췄다. 시편 본문 자체를 다뤘다.

[목차]

새로 빚으소서 시편51편

하나님, 나를 어떻게 다루려 하십니까?
빨래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용서하실 때까지 내 앞을 떠나가지 않는 죄
죄짓기: 사람에게냐 하나님에게냐
속속들이 죄로 채워진 사람
진리 처방ㆍ지혜 처방
우슬초 회개
뼛속의 아픔이 뼛속의 기쁨으로
죄와 죄값을 아울러 지우시는 하나님
새 창조를 살게 하소서
진노와 은총의 대결
하나님, 당신께 달라붙게 하소서
회개하는 사람이 회개의 길잡이로
재구실을 다하는 혀
찬양을 주시는 하나님께 찬양을
퇴짜맞은 특선 제사
하나님, 내게서 무엇을 원하십니까?
나의 하나님, 공동체의 하나님
하나님의 어린양

(시편 51편의 짜임새)
(새롭게 다시 들려오는 성령의 소리)

맺음말

[책속으로]

죄와 죄값을 아울러 지우시는 하나님

"당신의 얼굴을 내 죄에서 숨기시고 내 모든 죄과를 지워 주소서" (시편 51편 9절)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신가?
성경은 하나님을 제시하되, 서로 어긋나는 두 모습을 제시한다. 한 가지는 자신을 숨기시는 하나님이요, 다른 한가지는 자신을 나타내시는 하나님이다. 두 가지가 다 참이다. 알 수 없게 자신을 숨기시는 하나님이 알 수 있게 자신을 나타내신다니 역설이다. 자신을 숨기셔야 할 하나님이 자신을 보이심은 세상 논리에 굳어진 생각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 두 가지 하나님의 모습이 가장 심하게 어긋난 때는, 초월하여 계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사람들 앞에서 십자 나무 형틀에 달린 동안이다.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Der gekreusigtre Gott, the crucified God, Moltmann)은 천국의 역설이지만 우리에게는 큰 은혜다.

하나님은 자신을 숨기시나 스스로 나타내시므로, 숨기심에서 자신을 나타내시고, 나타나심에서 자신을 숨기신다. 시편 시인은 1절에서 이러한 하나님을 "하나님이여" 하고 부르고 나서, 죄 고백을 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숨기시나 스스로 나타나시는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다가, 스스로 나타나신 하나님께 "당신의 얼굴을 내 죄에서 숨기소서: 하고 다시 자신을 숨기시라고 간청한다.

이사야 선지자는 "구원자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참으로 당신은 자신을 숨기시는 하나님이시니이다"(사 45:15) 하고 하나님이 초월하여 계시는 분임을 확인한다. 하나님은 스스로 자신을 숨기신다(라틴말로, Deus Absconditus). 만일 하나님이 자신을 사람에게 완전히 드러내셨더라면 하나님의 권능과 본질이 인간의 지식에 한정되어 버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마음대로 다룰 수 있고, 사람 생각의 틀에 묶어 둘 수 있고, `그게 다`인 존재가 하나님이 될 수 있는가? 하나님은 자신을 숨기셔야 한다.

테두리가 쳐진 사람의 생각이 한없이 신비로운 하나님을 다 알길 없다. 제한성에 둘러싸인 사람이 무한한 하나님 능력(전능하심)을 어쩌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바 그것이 다이고, 알 수 있는 바 그것이 다인 것이 하나님이라면 그것은 하나님이 아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사람이 상상해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분이시다(라틴말로, Deus semper maior). 물론 하나님은 내게 있는 어떤 문제, 못 견딜 아픔보다도 큰 분이시다.

┃본문 93-94 p.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