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3월호 특집 인구 감소 시대, 대안은 없는가

2024년 한국의 출생아 수는 24만여 명으로, 2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2750년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뒤늦게 정부가 지난 십여 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였지만,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전문가들은 단순히 인구정책만 가지고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한다. 출산은 전 세대의 사회 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독교사상」은 3월호 특집으로 “인구 감소 시대, 대안은 없는가”라는 주제를 준비했다. 첫 번째 글에서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초저출산‧초저출생 시대의 원인과 대안을 분석하였고, 두 번째 글에서는 출생율의 반등을 이뤄낸 프랑스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저출생 대안을 모색하였다. 마지막 글에서는 급격한 인구 감소 시대에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축소 지향적 변화들을 모색하였다.

경쟁과 효율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한민국, 아이에게 차마 불행한 미래를 선물할 수 없어 출산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주먹구구식,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일관하는 정책들을 넘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영역에서 체질을 개선하는 프로젝트가 필요한 때이다. 이번 특집을 통해 저출생의 실태와 원인을 오롯이 직시하고, 대안을 숙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특집 요약

1. 남의 집 이야기 저출산, 우리 이야기로 만들기

정재훈 교수(서울여자대학교)는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초저출산‧초저출생 시대의 원인과 대안을 분석한다. 필자는 2015년을 기점으로 저출산‧저출생 문제에 급격한 변화가 도래했다고 경고한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출생아 수는 47.5% 감소하고, 출산율은 1.24에서 0.72로 급감한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변화의 요인을 세 가지로 분석한다. (1) 전통적 가족, 부부관계 거부(2015년 독박육아라는 단어 등장), (2) 신흥 IT 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 인해 수도권 집중 현상 가속화, (3) 인스타그램 등 SNS 생태계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등이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1) 정책적 연속성, 높은 수준의 합의 문화 등을 위해 87년 체제를 넘어설 것, (2) 일‧가정 양립 사회, 복지 사회, 성평등 사회 등 대한민국 대개혁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 (3) 관계를 회피하는 공동체의 붕괴를 맞아 세대를 아우르면서 살아갈 공동체 모델을 구축할 것 등을 요청하였다.

2. 프랑스의 저출생 극복 정책이 주는 시사점

박동열 교수(서울대학교)는 이 글에서 출생율의 반등을 이뤄낸 프랑스의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 사회에 도입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였다. 필자는 먼저 프랑스의 가족 정책을 살펴본다. 프랑스는 영유아들이 이용하는 ‘크레슈’(어린이집)에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여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였고, 3세부터 유아학교(유치원) 의무교육을 실시하여 공교육 차원에서 보편교육을 이뤄냈다. 필자는 이처럼 공공성이 강화된 보육/교육 서비스를 통해 프랑스의 여성들이 일‧가정생활의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고 찬사를 보낸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주 35시간 근무, 양육자의 시간제 근무(주 16시간 내) 등 유연근무제가 활성화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로 (1) 공동체의 연대 의식 고취를 통한 개인주의 극복, (2) 헌금‧기부 등을 통한 자산과 소득 격차 해소, (3)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제도적‧경제적 지원, (4) 탈성장 사회 건설을 위한 노력 등을 요청하며 글을 마쳤다.

3. 인구 급감 시대, 교회는 어떻게 변모해야 하나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이 글에서 급격한 인구 감소 시대에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축소 지향적 변화들을 모색하였다. 필자는 먼저 사람들이 자산의 소유에 목매는 현 사회에서 교회가 성장과 효율의 가치가 아닌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영성)를 추구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뿐 아니라 교회 간 합병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마이크로 처치’를 지향할 것을 주장하였다. 건물의 비용을 줄이고 목회자가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목회가 농어촌에서 실현 가능하다고 제안하며,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를 소개한다. 효율과 경쟁으로 상징되는 도시의 영성을 내려놓고, 농어촌에서 목가적 영성을 추구하며 삶과 가정, 생명을 노래하는 것이다. 또한 인구 급감 시대에 증가하는 다문화 가정을 잘 환대하여 선교의 열매를 맺자고 주장하였다. 필자는 이처럼 인구 급감 시대에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강조하며 글을 마쳤다.

[목차]

권두언

한국교회, 과연 십자가의 신학을 좇고 있는가 / 이상학

특집 – 인구 감소 시대, 대안은 없는가

· 남의 집 이야기 저출산, 우리 이야기로 만들기 / 정재훈

· 프랑스의 저출생 극복 정책이 주는 시사점 / 박동열

· 인구 급감 시대, 교회는 어떻게 변모해야 하나 / 조성돈

교회와 현장

· [북미 사회의 이슈와 기독교의 반응 12] 북미 사회의 조력사와 기독교 / 박정위

· [나의 목회 수기] 빚진 자의 마음으로 지난 목회의 길을 돌아보다 / 박남수

성서와 설교

· [지혜문학에서 만나는 삶의 지혜 다시 읽기 03] 가장 따뜻한 선물: 전도서 4:1-12와 한국교회 / 박지은

· [바울이 꿈꾼 교회: 마지막 시대에 로마서를 읽다 04] 성령의 기도: 교회는 어떻게 번영하는가(롬 8:26-27) / 한수현

문화, 역사, 신학

· [김교신 산문 독서록 07] 〈망원경 렌즈로 보리라>와 <우리는 한 평신도다>: 전문가 되지 않을 결심 / 서신혜

· [윤동주와 성서 05] 밥상공동체의 힘-<사과>, <굴뚝>, <무얼 먹구 사나>, <식권>, <할아버지>, <반딧불> / 김응교

· [거짓 속의 진리 03] 중세 시대와 거짓말 / 김진혁

· [나의 박사 논문을 말한다] 한국과 일본의 두 성자(聖者) 한경직과 가가와 도요히코, 시대적 도전에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다 / 정의진

책마당

· 『뵈뵈를 찾아서』

교회 가기 싫은 김 집사를 위한 처방전 / 구미정

·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 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신학(信學)』, 『역사유비로서의 개벽신학: 공(空)·공(公)·공(共)』

동학 200주년에 출간된 한국 신학의 새로운 물결 / 서창원

· 『지거 쾨더, 성서의 그림들』

그림으로 하나님을 사유하는 길에서 만난 책 / 신사빈